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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모를 애정이 좋아 형태도 계기도 알 수 없지만 나도 모르게 이끌리는 마음 같은 것들 하토리가 메구미에게 느끼는 감정이 딱 그래 특별한 계기는 없지만 자꾸만 곁에 머무르고 싶어져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어 하토리는 그런 마음을 숨기지 않고 곧이곧대로 쏟아내 버리고 메구미는 하토리만의 꾸밈없는 방식에 점차 익숙해지고 말아 이제는 익숙해지다 못해 곁에 없으면 허전해지는 지경이 되어 버리고...


추위는 타지 않는 체질인 하토리지만 여름이 되면 더위에 완전히 져 버려 내내 녹초 상태란 말이지 그런 하토리를 아는 메구미는 꼬박꼬박 방에 들러 시원한 얼음물이나 쿨링팩 같은 것들을 가져다주는데 메구미만 봤다 하면 달려들어 꼭 붙어 놔 주지 않는 하토리 때문에 그런 다정한 걱정도 하등 의미 없어지지 야... 덥다며, 좀 떨어져. 곤란한 얼굴로 내려다 보면 나 하나도 안 더운데? 이야기하면서도 혀를 빼꼼 내밀고 땀 삐질삐질 흘리는 하토리가 보여 특단의 조치로 이마를 손가락으로 튕기고 끌어안은 팔을 힘껏 내빼 버리면 하토리의 몸이 힘없이 축 늘어지는 거야 주인 잃은 강아지 꼴이 되어 버린 하토리를 무시하고 나오면 팔에 남아 있는 따뜻한 온기에 뒷목이 홧홧해지는 메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