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리 누나를 잘 따르게 된 메구미 군! 하토리는 아기, 어린이, 곧잘 울어 버리고 이성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없는 연령대의 아이를 싫어하는데 메구미 군은 달랐어 싸가지 없긴 하지만 성숙하고 말도 잘 통하고 울지도 않고 조용해! 공시우의 부탁을 받고 집에 혼자 있는 메구미를 돌봐주러 갔던 날 처음으로 어린 메구미를 만났어 말투나 표정 나를 대하는 태도를 보니 싸가지가 없는 건 분명한데 짜증은 났지만 어쩐지 싫지 않아 후시구로 군 누나랑 놀자~ 하고 가까이 다가가 살갑게 말 걸어 보아도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힐긋 보기만 하고 고개 휙 돌려 버리는 거야 주변 기웃거리면서 계속 말 거니까 츠미키가 갖고 놀 법한 장난감 하나를 강아지한테 주듯이 휙 던져 주고 정신 사나우니까 가만히 좀 있으라고 해
초등학생 메구미보다 무식한 하토리 덧셈 뺄셈 정도는 할 수 있었는데 수가 커지는 곱셈부터는 조금 버거운 거야 메구미 숙제 도와주다가 답 몰라 머뭇거리니 메구미에게 고등학생 맞아? 한심하네. 따위의 말 들어 버리고... 미안하게 됐네요! 버럭 소리 지르고 집 가는 시늉을 해도 눈길조차 주지 않아 민망해져 유치함도 싸가지도 어디 가서 꿀리지 않는 하토리 하다 하다 초등학생 메구미에게까지 토라진 티 잔뜩 내는데 쿠라모치 하토리의 존재 같은 거 전혀 없는 취급인 메구미 때문에 두 배로 민망해진다...
메구미 주려고 사 온 간식 메구미는 손도 안 대서 후시구로 군은 안 먹어? 어쩔 수 없지 뭐~ 하고 다 자기가 먹어 버리는 하토리 메구미도 내심 먹고 싶었는데 눈치 없는 이상한 누나 때문에 간식은 맛도 못 보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어 도움도 안 되고 정신 사납기만 하고 도대체 왜 온 거야 생각하던 찰나에 색색거리는 숨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바닥에 쪼그려 누워 자고 있는 하토리가 보여 이불 질질 끌고 와서 대충 던져 주고 마저 숙제하려는데 일정한 숨소리 들리니 괜히 졸음 쏟아져 하토리 옆에 대충 드러눕고 같이 잠들게 된 메구미 · 하토리가 눈을 떴을 때 메구미는 이미 천사 같은 얼굴로 곤히 잠들어 있었어 싸가지 없긴 해도 아기는 아기구나싶은 마음에 잠든 얼굴에 자꾸만 눈길이 가 턱 괴고 빤히 바라보는데도 집요한 시선 느껴지지 않는 건지 사랑스럽게 잠든 얼굴은 그대로야
⤷ 메구미 지금은 풀어져서 잘만 자지만 어렸을 때는 미간 찌푸리며 자는 습관이 있었을 것 같아! 하토리가 손가락으로 미간 살살 문질러 펴 주고 머리칼 쓰다듬어 주니 표정 완전히 풀려서 영락없는 아기 모드 되어 버릴 것 같아 귀여워
눈에 띄게 낡은 집도 정돈되지 않은 집터도 가정사야 공시우에게 전해 들어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나잇대에 맞지 않는 성숙한 행동하며 과묵한 성격 어린 낯에 드리운 미세한 쓸쓸함까지도 어쩐지 마음이 쓰여 조심스럽게 안아 주면 느껴지는 따뜻함에 더 깊이 파고드는 메구미 하토리가 꼭 끌어안아 주면 품에 얼굴 묻고 귀여운 소리를 내 · 츠미키의 목소리에 메구미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하토리는 후시구로 군 다음에 또 안아 줄게! 쪽지를 남겨 두고 이미 가 버린 상태였어 이불에 남아 있는 하토리의 체향 잠결에 느껴졌던 따뜻함이 떠올라 내심 그 누나가 또 와 줬으면 좋겠다고 바라지만 곧바로 기대를 버릴 게 뻔하지
하토리는 그다음에도 또 그다음에도 또 오겠다는 쪽지를 남겨 두고 꾸준히 찾아와 메구미와 함께 있어 주는 거야~ 이 누나가 이제는 나를 두고 떠나지 않겠다 확신이 생길 때쯤 메구미가 먼저 우물쭈물 다가와 하토리의 품에 조심스럽게 안겼으면 좋겠어 하토리 뛸 듯이 기쁘지만 티를 내면 부끄러워할 게 분명하니 꼭 끌어안고 머리칼을 쓰다듬어 주는 것으로 대신해
조금 더 가까워진 후에는 하토리가 집에 돌아가려고 하면 가지 말라고 옷깃 붙잡거나 하루만 자고 가면 안 되냐고 물어보기도 할 것 같아 너무 귀여워... 메구미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하토리 품에 안겨서 하토리와 츠미키의 대화를 배경음 삼아 잠들 때일 것 같다고 생각했어 대화 나누다가 귀여운 숨소리 들리면 메구미가 곤히 잠들어 있어 츠미키랑 같이 천사 같은 메구미 얼굴 들여다보기도 하고 괜히 코끝 건드려 보고... 그러다 두 사람 시선 느껴져 깨어나면 얼굴 새빨개져서는 고개 돌리겠지 벌떡 일어나 자리 뜨고 가 버리는 뒷모습이 귀여워 츠미키랑 큭큭 웃기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