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앞에서도 자꾸만 아기 취급하는 나 때문에 식은땀 삐질 흘리며 곤란해하는 메구미가 귀여워 그야 나는 낯간지러운 애정 표현도 재지 않고 어디서든 할 수 있는 뻔뻔함을 지닌 반면 메구미는 여러모로 면역이 없는 편이니... 고죠 선생님 앞에서 아기 같아~ 하고 메구미 볼을 꼬집었다가 일주일 내내 (메구미만) 놀림당하는 대참사가 일어나는 바람에 아기 금지령이 내려졌어
오랜 시간 보고 허락한 사람만을 바운더리에 두는 예민한 성향 탓에 이타도리 쿠기사키와도 여전히 친해지지 못했어 슬슬 대화할 때도 되지 않았나 메구미의 말에 어쩐지 반발심이 들어 몰라 마음에 안 들어... 투정을 부렸고 뭐, 네가 마음에 드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익숙한 듯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너 나는 대충 눈을 흘기고 입을 닫아 걔네는 자꾸만 메구미를 메구미답지 않게 만들고 변화시키려 해 메구미가 내가 아닌 타인으로 인해 변화하는 모습 같은 거 보고 싶지 않단 말이야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맴도는 말을 꾹 삼킨 채로
하토리는 선과 악의 구분이 모호해 늘 선과 악의 중간 지점에 서 위태롭게 저울질을 하는... 탈주 가능성 구십구 퍼센트 예측되는 위험 인물 취급을 받았지만 메구미만큼은 절대 그 판단에 납득하지 못했어 그야 하토리는 메구미가 있는 곳에만 진정으로 머무르니까 메구미가 탈주하지 않는 이상 그 자리를 꿋꿋하게 지키고 있을 게 뻔하거든 힘 없이 흔들리는 것 같으면서도 자신이 정한 기준에 있어 고집이 세지 그 기준은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쭉 후시구로 메구미일 테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임무를 가려던 메구미의 손목을 붙잡게 되는 날이 있어 어젯밤 꾸었던 꿈에서 메구미가 크게 부상을 당했다거나 순간적으로 메구미의 처참한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다거나... 타인에게는 별것 아닌 일일지 몰라도 미래 예지와 관련된 술식을 지닌 하토리는 평소에도 감이 좋은 편이기에 마냥 무시할 수 없지 메구미 나 아파 혼자 있기 싫어 되도 않는 거짓말이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쉽사리 걸음을 뗄 수 없는 이유 왜 다 들킬 거짓말을 무작정 뱉으면서까지 붙잡으려 하는 걸까 고민하다 보면 결국 답은 하나야 후시구로 메구미가 위험에 처하는 것 하지만 알면서도 나아가야 하는 것이 주술사니까 메구미는 손목을 꼭 잡은 하토리의 손을 내칠 수밖에 없어 곧 울 것만 같은 표정으로 가만히 서서 바라보는 소꿉친구를 등지고 자리를 뜰 때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것은 다치게 될 미래에 대한 괴로움이나 곧 벌어질 처참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따위가 아니라 혼자 불안에 떨며 오매불망 자신만을 기다릴 소꿉친구를 향한 걱정
Cherish